야구 경기를 보다가 갑자기 9회도 끝나지 않았는데 심판이 경기를 종료시키는 장면을 마주한 적이 있을 것입니다. 처음에는 이상하게 느껴지지만, 이것이 바로 '콜드게임'이라는 규칙입니다. 국제대회나 특정 야구 대회에서는 이 규칙이 매우 중요하게 작동하는데, 대회마다 조건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혼동하기 쉽습니다. 콜드게임의 뜻부터 시작해 각 리그와 대회별 구체적인 조건까지 명확하게 정리해두면 야구를 훨씬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습니다.

콜드게임의 정의와 어원
많은 사람들이 '콜드게임(Cold Game)'이라고 알고 있지만, 실제 영어 표기는 'Called Game'입니다. 이는 심판이 경기 중단을 '선언(call)'하여 경기를 종료한다는 의미입니다. 발음이 비슷해서 우리말로 굳어진 표현일 뿐, 추운 날씨와는 전혀 무관합니다. 경기가 일찍 끝나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승부가 사실상 결정된 상황에서 경기를 계속하면 선수들의 체력 소모가 불필요하고 부상 위험도 커지기 때문입니다. 또한 여러 경기를 짧은 기간에 진행해야 하는 국제대회에서는 대회 운영의 효율성을 위해 이런 규정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국제대회 콜드게임 조건
아시안게임 같은 국제대회에서는 점수 차이에 따른 콜드게임 규정을 명확하게 정하고 있습니다. 기준은 두 가지 조건으로 나뉘는데, 이 중 하나만 충족해도 경기가 종료됩니다.
| 이닝 | 점수 차이 | 결과 |
| 5회 이후 | 15점 이상 차이 | 경기 종료 |
| 7회 이후 | 10점 이상 차이 | 경기 종료 |
5회 이후 15점 차가 나거나, 7회 이후 10점 차가 벌어지면 즉시 경기가 끝나는 구조입니다. 뒤로 갈수록 필요한 점수 차가 줄어드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남은 이닝이 적을수록 뒤집기가 수학적으로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7회 10점 차라면 2이닝만 남은 상황인데, 이 정도 점수 차를 극복할 확률은 거의 없다는 논리입니다.
KBO 리그의 콜드게임 규정
국내 프로야구인 KBO 리그는 국제대회와 다르게 운영됩니다. KBO에는 점수 차만으로 경기를 끝내는 규정이 없습니다. 대신 악천후나 경기장 시설 고장 등으로 더 이상 경기를 진행할 수 없을 때 강우 콜드게임이 선언됩니다.
KBO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은 '5회 성립'입니다. 5회가 완료된 이후(홈팀이 앞선 경우 5회말 종료)에 비나 다른 악천후로 경기를 계속할 수 없다면, 그 시점의 점수가 최종 결과가 됩니다. 반면 5회 이전에 경기가 중단되면 '노게임(No Game)'으로 처리되어 경기 결과가 모두 취소되고, 나중에 처음부터 다시 경기를 치르게 됩니다.
| 시점 | 처리 방식 | 결과 |
| 5회 이전 중단 | 노게임 | 경기 기록 취소, 재경기 필요 |
| 5회 이후 중단 | 강우 콜드게임 | 중단 시점 점수 최종 인정 |
만약 5회 이후 동점인 상태에서 비로 인해 경기가 중단되면, 규정에 따라 무승부로 기록될 수 있습니다. 다만 포스트시즌(플레이오프, 한국시리즈)은 정규시즌과 다른 규정이 적용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포스트시즌에는 가능한 한 경기를 재개하려고 노력하며, 필요시 '서스펜디드 게임'(일시정지 경기)으로 나중에 이어서 진행하기도 합니다.

점수 차 콜드게임과 강우 콜드게임의 차이
콜드게임은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뉩니다. 뉴스에서 '콜드승'이라고 보도하는 것은 대부분 점수 차 콜드게임을 의미하는데, 이는 주로 국제대회에서 적용됩니다. 반면 강우 콜드게임은 악천후로 인해 발생하는 콜드게임으로, KBO 리그에서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 구분 | 점수 차 콜드게임 | 강우 콜드게임 |
| 적용 대회 | 국제대회(아시안게임 등) | KBO 리그 |
| 선언 사유 | 점수 격차가 벌어졌을 때 | 비, 안개 등 악천후 |
| 성립 조건 | 5회 15점차, 7회 10점차 | 5회 이후 경기 진행 불가 |
| 결과 인정 | 정식 승리로 기록 | 중단 시점 점수 인정 |
실제 사례를 통한 이해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이 홍콩을 10-0으로 이긴 경기가 점수 차 콜드게임의 대표 사례입니다. 이 경기에서는 7회 이후 10점 차 조건을 충족해 경기가 일찍 종료되었습니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도 한국이 홍콩을 12-0으로 이긴 경기가 7회에 끝났으며,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는 인도네시아전이 5회에 콜드게임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KBO 리그에서도 강우 콜드게임은 정기적으로 발생합니다. 경기 중단 후 비가 계속되면 심판진은 경기장 상황을 확인하고 재개 가능성을 판단합니다. 만약 더 이상 경기 진행이 어렵다고 판단되고 5회 이상이 진행되었다면, 그 시점의 점수가 최종 결과가 되는 것입니다.

노게임과 콜드게임의 구별
야구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이 자주 헷갈리는 부분이 바로 '노게임'과 '콜드게임'의 차이입니다. 두 용어 모두 경기가 9회 전에 끝나지만, 그 의미와 결과는 완전히 다릅니다.
노게임은 5회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악천후나 기타 사유로 경기가 중단되었을 때를 말합니다. 이 경우 경기 자체가 성립되지 않은 것으로 처리되므로, 그때까지 나온 모든 기록이 취소되고 나중에 처음부터 다시 경기를 진행해야 합니다. 반면 콜드게임은 경기가 이미 공식적으로 성립한 상태에서 심판이 경기 중단을 선언하는 것이므로, 그 시점의 점수와 기록이 그대로 인정됩니다.
예를 들어 3회초에 폭우가 내려 경기가 중단되었다면 이는 노게임이 되어 경기 기록이 모두 사라집니다. 하지만 6회초에 폭우가 내려 경기가 중단되었다면 강우 콜드게임이 되어 6회초가 끝난 시점의 점수가 최종 결과가 됩니다. 이 차이를 이해하는 것이 야구 규정을 제대로 아는 첫걸음입니다.
콜드게임의 나인닝 개념
야구를 완벽하게 이해하려면 '회(이닝)'의 개념을 먼저 알아야 합니다. 야구는 총 9개의 회로 구성되는데, 한 회는 두 팀이 한 번씩 공격하는 단위입니다. 원정팀이 먼저 공격하는 부분을 '초', 홈팀이 공격하는 부분을 '말'이라고 부릅니다.
따라서 '7회 이후 10점 차'라는 기준은 7회까지 양 팀의 공격이 모두 완료된 상태에서 10점 이상 앞서 있으면 경기를 끝낸다는 의미입니다. 이렇게 이닝 개념을 알면 콜드게임 조건이 훨씬 명확하게 이해됩니다. 아시안게임처럼 5회 15점 차와 7회 10점 차 두 조건이 있는 대회에서는, 진행된 이닝에 따라 필요한 점수 차가 달라진다는 점을 기억하면 됩니다.

고교야구와 아마추어 대회의 콜드게임
고교야구나 각종 아마추어 대회에서도 콜드게임 규정이 적용되지만, 그 기준은 대회마다 조금씩 다를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는 5회에 10점 차, 7회에 7점 차 정도로 설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국제대회보다 조건이 더 관대한 이유는 경기 수가 많고 선수들의 체력 관리가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특정 대회의 콜드게임 조건을 확인할 때는 반드시 해당 대회의 공식 규정을 참고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야구의 콜드게임은 단순히 경기를 일찍 끝내는 규칙이 아니라, 선수 안전과 대회 운영 효율성을 함께 고려한 합리적인 제도입니다. 대회의 특성과 규칙에 따라 조건이 달라지기 때문에, 각 경기를 보기 전에 해당 대회의 콜드게임 기준을 미리 확인해두면 경기를 훨씬 더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